[5:42:11 AM] 유경근: (이 글은 특정 후보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읽힌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세월호참사와 희생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특히 미수습자 수습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뒤 안재고 얘기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의 본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지금 가장 중요하고 급한건 미수습자 아홉 분을 찾는 일입니다.
유류품 수백 점이 나왔지만 정작 미수습자는 머리카락 한 올도 찾지 못했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제 더 이상 녹을 애간장도 없고 마를 피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때에 인양을 고의로 지연했니 안했니, 그게 누구 때문이니 하는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까?
세월호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세월호인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욕보이는 것은 그게 누구든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지난 주 내내 목포신항에 있다가 주말에 교대하고 안산에 올라와 있습니다. 만일 제가 지금 목포신항에 있었다면 당장 철재부두 철조망을 찢고 해수부에 쳐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만큼 어제 저녁부터 분노하고 또 분노하고 있습니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진정하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1. 세월호는 이미 오래 전에 인양할 수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늦춰왔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박근혜를 탄핵하는 상황이 되니 해수부는 당초 발표보다 한 달 가까이 앞당겨 급히 인양해버렸습니다. 만일 박근혜가 탄핵 안되고 구속되지 않았다면 아직도 세월호는 맹골수도 아래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반드시 할 것이며 그에 따른 책임도 반드시 물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미수습자 아홉 분부터 찾아야하기 때문입니다.
2. SBS ‘단독’보도로 인해 세월호 인양지연의 책임이 문재인 후보에게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적폐의 핵심세력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까지 문재인 후보를 공격합니다. 분명히 이야기 합니다. 세월호 인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며 지연한 것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입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은 박근혜 일당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박근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문재인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무리 선거가 중요해도 이렇게 세월호참사를 이용해먹는건 경우가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이야기 합니다. 저는 지금 문재인 후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체와 바른정당 대다수)이 세월호참사 앞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기막힌 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당리당략을 위해 사실을 호도하고 본질을 왜곡하며 세월호참사를 이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하십시오. 그럴 시간과 힘이 있다면 당장 세월호로 달려와 미수습자를 찾는 일에 쓰십시오.
3. 선체조사위원회는 국회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선체조사위원회가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 있습니까? 선체조사위원회가 입법취지에 맞게 구성되고 있는지, 활동하고 있는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알고 있습니까? 휴... 이 문제는 선거 끝나고 얘기하시죠.
4. SBS를 비롯한 언론에 짧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세월호참사 앞에서 지나친 특종경쟁, 단독보도경쟁 하지 마십시오. 2014년 4월 16일, 대부분 언론이 받아쓰기 속보경쟁 하다가 전원구조오보를 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5. 마지막으로...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미수습자 아홉 분을 모두 찾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의무입니다. 유가족들은 매일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는 유류품 앞에서 몸서리를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자녀를, 가족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이 바로 옆에 있기에 감히 눈물을 흘릴 수 없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기자들이 진흙범벅인 유류품 사진을 달라고 아무리 요청을 해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 앞에서 그러는건 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온 힘을 모아 해야 할 것은 미수습자 수습입니다. 특히 정치하시는 분들!! 대통령선거 끝나고 과연 누가 몇 명이나 목포신항에 와서 세월호 곁을 지킬 것인지, 미수습자 수습에 힘을 쏟을 것인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