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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세사모 집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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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기억저장소 작성일17-02-22 21:59 조회14,9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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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51 AM] Hyunsoo Kim 미시간:
미시간 세사모 집회 후기 올라 와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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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는 사고당시 아무조치도 취하지 않았음은 물론, 사건이 일어난지 수년이 지나도록 어떠한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도 없이 지금까지도 사고 원인을 숨기는데만 급급하다.
내새끼!...
정말 한줌도 안될 몸이 되어 양쪽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애통하게 목메어 팽목항 여기저기서 목놓아 통곡하는 세월호 아이들 부모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멀리서 함께 울기도 했다.
그렇게 3년이 가깝도록 뭣하나 밝혀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고, 그러던 중 최순실과 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가 일어났다.
참지 말아야 할일을 참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다시한번 뼈저리게 깨달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영하10도에 이르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광장에 나와 더 이상 그들을 용서할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함께 행동하고 있는데, 아무리 멀리 떨어져 살지라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뒤늦게 미시간에 세월호 아이들을 위한 모임이 있음을 알았고, 그 모임을 통해 미시간 대학앞에서 정기적으로 세월호 추모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렇게 지난 2월 18일 토요일 앤아버 미시간 대학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참가했다.
2월의 미시간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봄날 처럼 좋은 날, 여러분들이 저마다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내었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수백명 세월호 아이들의 초상 앞을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길이 없는 미국의 대학생들은 참도 쾌활히 웃으며 그 앞을 지나갔다.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세월호 아이들이 더 없이 가엾고, 기성세대로서 참으로 미안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런 와중에도 미국사람들중에 우리의 모임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한국어 피켓이 아니라 영어로 된 피켓을 들고 올걸..하는 아쉬움이 컸다.
올바른 사회란 역시 수 많은 눈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을때 가능한 것이 인간사회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저 평범한 미국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노란얼굴의 몇 안되는 동양인들의 행동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알기위해 질문한다는것은 한국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항상 주변을 둘러보고, 상식적이지 않은 일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한사람 한사람의 비판과 행동이 결국엔 제대로 된 사회를 이룩하는 힘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전에 만난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분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나란히 서 있는데, 그저 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그리고 그 자리에 모인 분들을 보면서 희망과 확신을 얻었다. 머지 않아 곧 사람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리라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벽에다 대고 욕이라도 해라!. 라던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이 또 다시 떠올랐다.
바른 사회를 이룩하는데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게으름 피우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 그리고 세월호를 인양하고 아이들의 부모님들의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멀리서나마 함께 할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는 날이었다.
바쁜 가운데 세월호 아이들 추모제에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17년 2월 18일 정기 집회 후
미시간 세사모,
[이 게시물은 416기억저장소님에 의해 2017-02-22 21:59:33 소통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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